LINES & COMPLEXES
JEONGWOO HONG
10 JUN - 27 AUG, 2021
본 전시 <Lines and Complexes>는 작가 본인이 ‘통제된 삶’과 ‘자유로운 표현’ 관계를 이해하려는 태도에서 시작한다. 인간의 삶은 사회라는 구조 안에서 ‘이성’의 통제에 의해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못하는 것 – 혹은 말할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들을 판단하고 자아의 표현을 절제한다. 이러한 통제와 절제는 시간과 나이의 흐름에 따라 점차 익숙해지고, 결국 규격화된 표현만을 하는 자신을 알아차리지도 못한 채 자신만의 언어를 잃어가게 된다. 누구나 자신만의 언어를 가지고 있고 이를 표현하려는 욕망은 있을 것이다. 당연히 이러한 표현이 모두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억눌린 자신의 이야기나 감정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표출함으로써 해방감을 느끼고 싶을 것이다.
작가는 작품에서 단순히 자유롭게 선을 긋는 낙서라는 행위를 통해 이와 같은 표출을 시작한다.
누구나 선을 그을 줄 알지만 누구나 같은 선을 긋지 않는다. 미술에서 선은 극히 기본적이고 미(美)적 표현을 위한 구성요소가 된다. 또한 선은 행위를 통해 표출되는 다양한 감정의 시각적 결정체가 될 수 있다. 작가는 낙서에서의 선을 표출하는 행위의 흔적으로써 통제되었던 자신의 언어를 분출하는 방법으로 활용한다. 이 같은 방식은 자동기술법의 행위와 칼 융(Carl Jung)의 개인(자연)상징의 발생 개념을 적용하여 인간의 기억과 감정들이 복잡하게 얽히고 잠재되어있는 무의식의 시각화에 좀더 중심을 두고 작가는 선의 표현방식을 발전시킨다.
<Lines and Complexes>의 작품들은 작가가 지속적인 선 긋기, 덮기, 긁기 다시 선 긋기를 반복하기도하고 무한한 선의 낙서를 통해 시간에 따른 감정의 변화와 복합적인 특성을 보여준다. 선들은 점차 다양한 형태의 집합체로 변화하여 문자, 기호, 숫자 그리고 기하학적이고 상징적인 형상으로 보여지게 된다. 이 같은 행위를 통해 작가 스스로는 순간의 감정의 해소와 동시에 자신의 무의식의 존재들을 조우하게 되어 점차 해방된 자신만의 언어를 찾아가는 계기로 만든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다양한 형태와 색상들의 작품들의 경험을 통해 작가 자신뿐만 아닌 인간이 가지고 있는 통제 안에 잠재되어 있는 복잡하고 무수히 많은 언어의 조각들이 있음을 조심스럽게 시각적 언어로 전달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