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AUTIFUL SCARS
JUNGWOO HONG
15 APR - 31 MAY, 2022
The works of <The landscape remembered in the body> begins with pouring indescribably vague emotions onto a white space through a single struggle called doodling. Looking it back, this struggle reminds me of my childhood when I cried for no reason. I guess crying without a reason does not have a purpose, but it may be an unconscious instinct to resolve the vague emotions that arise in any situation where I experiences by myself. The works represent the moments where I face vague emotions and move a purposeless line to the canvas. This line drawing starts with a scratch on the screen and may gradually appear in a variety of shapes. It started without a purpose in the end, but in the end, the emotions that were deeply gathered in my mind may fill the canvas with unknown texts and visual shapes one by one. Such a process demonstrates a non-purposed line drawing, which could be my own method of doodling, serving as a solution to express the vague masses of emotions toward my past, present, and future.
As an artist coming into 40s, <The landscapes remembered in the body> of works may let me realize once again that the things, which I experienced, understood, acknowledged and felt through all my life, are gradually changing. The works of <The landscapes remembered in the body> began in the mid-30s, where I have put a selfish understanding and attitude towards my life, focusing on time and perspective of mine only. On the other hand, the works in my 40s record a monologue about altruistic responsibility that I must acknowledge, understand and follow the feelings of parents who had to protect their family in the world by getting married, having children and being the head of a family.
In the future, the works of <The landscapes remembered in the body> may continue to document my vague emotions of every moment, in do so they would be a doodling and diary, which comfort someone who must experience the emotions in one’s life.
‘In February 2021, my wife gave birth of our first child. At the same time, I faced the news of my father’s sudden illness. It was the early period of the pandemic, COVID19. At that moment, I was standing in the midst of joy and sorrow. During this time when I was exhausted both physically and mentally, I decided to leave time for myself behind and accept the life flowing. Some enormous feelings for them were vaguely tangled in my heart.’
The series of works, <The Beautiful Days>, began during many emotions were vaguely crossed into heart in one period of 2021. In the process, the works threw me lots of messages, one of which was definitely ‘love’. I was reminded of one word that was mentioned by one artist at a residency program. He said that his purpose and meaning of art is ‘Love’. At that time, I couldn’t understand and rather thought that it is ridiculous. However now I have come to understand and respect his words. And I realize that it was ‘love’ with all my people and family, which was touching my heart in the harsh time. Although there are many days that I don’t have clear memories with them, it is certain what I could feel is love of them. The time with my wife and child sometimes invokes the innocent feelings that I felt in my childhood when I was with my parents. It may overlap me given love in the past with me giving love in the present. This makes me realize that I am becoming an adult who knows and bear many loads of life, and I feel that the life formed of me and my family is intertwined with love.
In the works of <The Beautiful Days>, I represent emotions that cannot be described in words through free doodling. Beginning with irresponsible line drawing, the screen of the works is filled with simple but playful and colorful shapes. They gradually turn into unknown forms of letters or pictures, which may describe unknown emotions and stories. Then, they organize from piece by piece into a mass, and soon turn into a picture diary listing various stories. Rather, in this process, the works may lead me to fill the screen as if I was writing a diary of happy days in my childhood through borrowing the method of unconscious doodling. In the end, the works unravel the emotions one by one, which are tangled and accumulated deeply within my mind, whilst freeing me from the vagueness and intersecting happiness of the past and the present.
The works of <Beautiful Days> restore me, who was suppressed by vague emotions, via arousing love for me and them from the past to the present. It makes me realize that there is nothing comparable to ‘love’ in my life and it always presents the most ‘beautiful days’ to my life. I wonder if the memories of love might be ‘beautiful days’ for someone who suffers and endures reality.
Love is, above all else, the gift of oneself. (Jean Anouilh, 1910-1987)
<몸이 기억하는 풍경>은 말로써 형용할 수 없는 막연한 감정을 낙서라는 하나의 몸부림으로써 화면에 쏟아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였다. 다시 생각해보면 이 몸부림은 아무런 이유 없이 울었던 어릴 적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이유 없는 울음은 목적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겪고 있는 어떠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막연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무의식적인 해소가 아닌가 싶다. <몸이 기억하는 풍경>에서 나는 막연한 감정에 마주하며 목적이 없는 선을 화면에 옮겨 놓는다. 이 같은 선 긋기는 화면에서 긁힌 자국에서 시작하여 점차 다양한 형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목적 없이 시작하였지만 결국 내 마음 속 깊이 뭉쳐있던 감정들이 하나 둘씩 시각적 형상 혹은 정체 모를 문자들로 화면이 채워진다. 이러한 과정은 목적을 두지 않은 선긋기 즉 나만의 낙서라는 표현방식이며 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감정의 덩어리들을 표출하는 해소의 역할을 한다.
<몸이 기억하는 풍경>시리즈 작품은 40대에 이른 나의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삶을 통해서 경험하고 이해하고 인정하며 느끼게 되는 것들이 점차 변하고 있다는 것을 2022년 현재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30대 중반에 시작하였던 <몸이 기억하는 풍경> 작품은 혼자만의 시간과 시각을 중심으로 삶에 대한 이기적인 이해와 태도를 담았다. 반면 40대의 <몸이 기억하는 풍경>은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갖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세상에서 가족을 지켜내야 했던 부모님의 마음을 몸으로 답습하고 이해하며 인정해야 하는 이타적인 책임감에 대한 독백의 몸부림을 기록한다.
앞으로도 변화하는 나와 나의 막연한 감정들은 나의 작품 속에서 매 순간 기록될 것이며 이것은 삶의 시간 속에서 겪어 가야 할 수많은 막연한 감정을 위로하는 누군가의 낙서이자 일기장이 될 것이다.
‘2021년 2월 아내가 첫째 아이를 출산하였다. 그와 동시에 나는 아버지의 갑작스런 병환 소식을 대면하였다. 중환이 심한 코로나의 초기 시기였다. 나는 그 순간 기쁨과 슬픔의 가운데 서있었다.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상태인 이 시기에 나는 내 중심의 시간을 뒤로 하고 흘러가는 삶을 받아들였다. 그들에 대한 막연히 거대한 감정들이 내 가슴속에서 엉켜졌다.’
2021년 막연히 많은 감정들이 교차하던 시기에 <아름다운 날들> 시리즈 작품은 시작되었다. 이 과정에서 작품은 나에게 많은 메시지를 던져주었는데, 그 중 하나는 단연 ‘사랑’이었다. 유학을 다녀온 후 그 다음 해 어느 레지던시의 한 입주작가가 했던 말이 새삼스레 떠오른다. 그는 예술의 목적과 의미가 ‘사랑’이라고 했다. 당시의 나는 이해도 안됐고 우습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비로소 지금 나는 그 작가의 말을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었다. 그리고 힘든 시기에서 내 가슴속에서 울리는 것들은 그들과의 사랑이었다고 깨닫는다. 뚜렷한 기억이 없는 날도 많지만 확실한 것은 내가 느끼는 것이 그들의 사랑이라는 감정이다. 아내 그리고 아이와 시간을 보낼 때 내 유년시절의 가족과의 시간에서 느꼈던 순진무구했던 감정들이 가슴 속에서 환기되어 사랑받던 과거의 어린 나와 사랑을 주는 현재의 나를 오버랩시킨다. 이는 나로 하여금 많은 것을 알고 짊어지게 된 어른이 되어 가고 있음을 깨닫게 하고 과거에서 현재까지 나와 가족들로 이루어진 삶은 사랑으로 얽혀있음을 느끼게 한다.
<아름다운 날들> 작품에서 나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들을 자유로운 낙서의 방식으로 표출한다. 작품의 화면은 무책임한 선긋기에서 시작하여 단순하지만 장난기가 서려있는 알록달록한 형상들로 채워진다. 그리고 읽을 수 없는 문자들이 화면에서 알 수 없는 감정과 이야기를 서술해 나간다. 이들은 화면에서 조각 조각 불분명한 형태로 화면을 글과 그림과 같이 채워가고 이내 많은 이야기들이 열거된 그림일기로 변해간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작품은 나로 하여금 무의식적 낙서라는 표현을 빌려 어릴 적 즐거운 날의 일기를 쓰는 듯 화면을 채우게 한다. 작품은 나의 내면 깊이 쌓이고 엉켜있던 감정을 하나씩 풀어 그 막연함에서 해방시키며 과거와 현재의 행복을 교차시킨다.
결국 <아름다운 날들>작품은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나에 대한-그들에 대한 사랑을 환기시킴으로써 막연한 감정들에 억눌려있는 나를 회복시켰다. 그리고 내 삶에서 어떠한 것도 비교될 수 없는 것이 사랑이고 그것으로 비롯된 것들은 내 삶의 가장 ‘아름다운 날들’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하였다.
사랑의 기억은 현실을 힘겨워하고 버티는 누군가에게도 ‘아름다운 날들’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랑은 무엇보다도 자신을 위한 선물이다. (프랑스 극작가 장 아누이, 1910-1987)